2013년 11월 24일 일요일
일본침몰 - 일본은 바다에 가라앉지 않는다
영화처럼 일본은 침몰 않는다
일본 주변 판 가라앉지 않는 저각도 섭입형 … 지구 있는 한 크고 작은 고통은 계속
김원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sboys@donga.com
주간동아 2006.08.22 549 호 (p 64 ~ 65)
‘정확히 338일 뒤면 일본은 침몰한다.’7월 일본에서는 200억원의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만든 블록버스터 재난영화 ‘일본침몰(日本沈沒)’이 개봉됐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한 획을 그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각본을 쓴 히구치 신지 감독의 감각과 스타워즈 특수효과 팀이 만들어낸 스펙터클한 장면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정말 일본이 가라앉는 게 아닐까’라는 착각을 일으키게 만든다.
‘일본침몰’은 원래 문학가인 고마츠 사쿄가 1973년에 쓴 소설로, 그해에 400만 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다. 같은 해에 영화로도 제작돼 650만 명이 넘는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며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런데 33년이 지난 지금, 일본은 다시 한 번 깊은 바다 속으로 자신의 땅을 가라앉히려 한다. 일본인들은 왜 이런 일을 하는 걸까. 공포감을 이용한 영화산업의 마케팅인가, 아니면 실제로 다가올지 모르는 재앙에 대한 경고인가.
‘사케가시라’ 심해어 근해에서 발견
지난해 7월 일본 아사히 방송에서는 ‘거대지진은 반드시 온다’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최근 들어 ‘사케가시라’라는 심해어가 근해에서 발견되는 등 이상한 조짐이 보여 지진을 예고한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2005년 3월20일 후쿠오카에서 강도 7.0의 대지진이 발생하기 전 같은 조짐이 있었다. 이에 도호쿠(東北)대학 이마무라 후미히코 교수를 비롯한 일본 지질학 원로들은 조만간 일본에 거대지진이 일어날 거라는 주장을 폈다. 정말 그들의 예상대로 일본에 거대지진이 일어날까. 그리고 일본은 언제까지 지진 공포에 시달려야 하는 것일까.
일본에 지진과 화산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판 경계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는 거대한 여러 조각의 판으로 돼 있고, 이 판 위에 우리가 밟는 땅덩어리가 놓여 있다. 지구 속 용광로에 있는 맨틀의 대류에 의해 판이 아주 조금씩 움직이는데, 판의 경계면에서는 서로 부딪쳐 안으로 파고들기도 하고 서로 비껴가기도 한다. 지진은 이런 판의 충돌로 인해 생기는 일종의 충격파다.
일본 주변에는 판이 4개나 모여 있다. 일본열도는 크게 유라시아판에 속하는 서남일본과 북아메리카판에 속하는 동북일본으로 나뉜다. 서남일본은 필리핀해판이 비껴서 들어가기 때문에 지층과 지층의 변이가 수평으로 어긋나는 단층이 많다. 반대로 동북일본은 태평양판이 정면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압축력으로 상반(上盤)이 위로 밀려 올라가는 역단층이나 충상단층이 대부분이다. 이들 판은 맨틀의 대류가 끊이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움직이며 서로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일본은 지구가 사라지기 전까지 지진의 고통에 시달려야 한다.
만일 거대지진이 발생한다면 일본열도는 바다 속으로 가라앉을 수도 있을까.
영화 ‘일본침몰’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한 대량의 박테리아가 태평양판의 움직임을 가속화해 결국 열도 전체가 가라앉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일본 주변 판의 움직임은 구조상 다르다.
현재 태평양판은 일본을 지나 동해 아래로 낮은 각도로 깊숙이 들어가고 있다. 이런 구조를 ‘저각도 섭입(攝入)형’이라 하는데, 그 위에 놓인 지각은 가라앉는 게 아니라 오히려 융기한다. 태평양판의 섭입은 동북일본을 비롯해 동해까지 동서 방향으로 압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각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기 위해서는 마그마 열기둥인 ‘맨틀플룸(mantleplume)’이 형성돼 지각이 늘어나면서 얇아져야 한다. 이런 현상은 주로 해양판이 급한 경사를 이루며 대륙지각 아래로 들어가는 고각도 섭입형에서 생긴다.
생활 깊숙이 담긴 공포 표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이윤수 박사는 “1700만년 전 유라시아 대륙에 맨틀플룸이 올라오면서 지각이 늘어나 한반도와 한 덩어리를 이루던 일본열도가 분리됐다”고 밝혔다. 이때 분리된 틈으로 바닷물이 들어와 동해가 만들어졌는데, 지각의 일부가 침몰하면서 지금 동해 바닥에 잠겨 있다는 얘기다. 지각 침몰의 예는 가까운 동해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결국 영화에서처럼 동북일본열도가 남북으로 길게 갈라질 수도 없거니와 열도 전체가 침몰한다는 것은 지질학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 지진망 관측사업을 벌인 미국지질조사소(USGS)는 지구에서 발생하는 지진에너지가 대략 일정하다는 사실을 밝혔다. 지구는 지진을 일으켜 에너지를 방출시키는데, 지구 전체에서 일어나는 지진에너지의 합은 매년 비슷하게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강도가 낮은 지진이 많이 발생할수록 큰 지진이 일어날 확률이 적다는 뜻이다.
일본에서 일어난 지진을 분석한 결과, 1923년에 일어난 관동대지진 같은 거대지진의 발생주기는 대략 200년으로 예측된다. 또한 서남일본의 지진주기는 100년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일정한 지구에너지의 분출이니만큼 지진이 어떤 주기를 가지고 발생한다는 것은 통계적, 지질학적으로 충분히 해석 가능한 부분이다.
소설 ‘일본침몰’이 발표된 1973년 당시에는 지진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주가가 폭락하고 실제로 이주민이 늘어나는 등 사회적인 영향력이 대단했다. 그까짓 소설 하나라고 할지 모르지만 세계 지진의 10%가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규모 7.9에 14만3000명이 사망한 1923년 관동대지진과 5500명의 사망자를 낸 1995년 고베지진 같은 악몽은 일본인들의 생활에 깊숙이 자리잡은 공포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일본침몰’은 단순히 화려한 SF 기법으로 치장한 것이 아니라 자연의 거대한 힘 앞에서 시한부 인생을 살아야 하는 패닉 상태에 빠진 일본 사회를 자세히 그렸다. 해외로 도주하는 갑부들, 국민의 생명을 지키려는 정치인들,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의 사랑.
원작자 고마츠 사쿄가 말하고 싶은 거대지진은 우리의 목을 조여오는 그 무엇일 수 있다. 어려움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우리의 존재 가치는 과연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해양판의 섭입 형태
해령에서 만들어진 해양판은 컨베이어벨트처럼 이동하다가 대륙지각 아래로 들어가 소멸한다. 대륙지각으로 들어가는 형태는 저각도 섭입형과 고각도 섭입형으로 나뉜다.
저각도 섭입형
해양판이 대륙지각을 밀어붙이는 형태다. 화산호 뒤편(대륙 쪽)의 지각은 압력을 받아 대륙 침강이 일어날 수 없다. 현재 동북아시아에서 태평양판(해양판)과 유라시아 대륙(대륙지각)의 구조가 이에 속하며 일본열도는 화산호, 동해는 뒤편 지각에 해당한다.
고각도 섭입형
해양판이 급한 경사를 이루며 대륙지각 아래로 들어가는 형태다. 지각이 바깥쪽으로 늘어져 얇아지면서 침몰하기도 한다. 필리핀해판이 유라시아 대륙의 오키나와제도 아래로 들어가는 구조가 이에 속한다. 현재 화산호 뒤쪽으로 새로운 해양분지가 만들어지고 있다.
http://weekly.donga.com/docs/magazine/weekly/2006/08/16/200608160500029/200608160500029_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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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고리’가 지구를 흔들고 있다
최근 칠레 지진까지 강력한 지진 잇달아…4만km에 걸친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다발’
기사입력시간 [1064호] 2010.03.10 (수)
김형자 | 과학 칼럼니스트
▲ 2월27일 칠레에서 발생한 규모 8.8의 강진에 의해 갈라진 도로 옆으로 승용차가 달리고 있다.
모두가 잠든 지난 2월27일 새벽, 리히터 규모 8.8의 강진이 밀어닥치며 칠레 전역을 뒤흔들었다. 세계 역사상 일곱 번째로 강력한 지진이었다. 8백명 이상이나 되는 사망자 수를 기록하고 있는 이번 강진 이후에도 규모 6.9를 포함해 여진만 50여 차례 발생하고 있어 시민들을 공포 속에 몰아넣고 있다. 칠레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요즘 지진 사태가 잦다. 최근의 대지진만 해도 일본 고베 지진, 중국 쓰촨 성 지진, 인도네시아의 지진 해일, 아이티 지진 등, 웬일인가 싶을 정도로 대지진들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마치 지진 글로벌화 시대를 방불케 한다. 왜 이렇게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것일까.
▒ 지리적으로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한 나라들의 불행
▲ 두 동강 난 건물이 칠레 지진의 악몽을 떠올리게 만든다.
ⓒ연합뉴스
한마디로 답하면 지각 판(Plate)의 움직임 때문이라는 것이 지질학자들의 전반적인 견해이다. 지구 표면은 ‘판’이라고 불리는 12개의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판이 이동해 다른 판과 충돌하면 지각 변동이 발생한다. 지구에서 발생하는 지진이나 화산 폭발의 90% 정도가 이들 판이 만나는 경계 지역에서 발생한다. 각각의 판은 두께가 수십 km에서 2백km까지 이르고, 이들 판은 연간 수 cm 정도씩 움직이고 있다.
지구에는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남미 칠레에서 알래스카, 일본, 동남아시아를 하나의 고리로 연결한 길이 약 4만km에 달하는 환태평양 지진대가 분포하고 있다. 일명 ‘불의 고리(the Ring of Fire)’로 불리는 지진 다발 지대이다. 이 지진대는 가장 큰 태평양판 가장자리에 있어 다른 판과 많이 부딪친다. 그래서 이곳에 놓인 나라들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미국지질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50년간 세계적으로 리히터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5백회쯤 발생했는데, 이 중 15%가 불의 고리에서 일어났다. 쓰나미의 80%도 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한다. 지진이 잦은 일본 열도의 경우 불의 고리에서 네 개의 지각판이 만나는 위치에 놓여 있다. 서쪽의 유라시아판, 동쪽의 태평양판, 북쪽의 북미판, 남쪽의 필리핀판이 그것이다.
칠레 또한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나라로 유명하다. 약진, 중진이 잦은 것은 물론이고 규모 8 이상의 강진도 연 1회 이상 발생한다. 칠레의 불행도 ‘불의 고리’에 위치한다는 것에서 비롯된다. 남북으로 길쭉한 모양의 칠레 국토는 지리적으로 환태평양 지진대의 나스카판과 남아메리카판이 만나는 경계에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것도 바로 이 두 판의 충돌 때문이었다. 태평양판의 일부인 나스카판이 남아메리카판 아래로 파고들면서 남아메리카판이 솟아오른 것이다. 이런 판과 판이 충돌하면서 칠레에는 지난 1965년에 지진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인 9.5의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 칠레의 지진에 왜 태평양 연안국들까지 대피령을 내렸을까
▲ 2008년 7월24일 일본 북부를 강타한 지진 여파로 부숴진 하치노에 시 공회당 건물을 건축 관계자들이 꼼꼼히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칠레 앞바다에 강한 지진이 발생하자 태평양 연안 국가들 또한 바짝 긴장했다. 지진에 뒤따르는 지진 해일이 우려되었기 때문이다.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지난 2월27일 미국·일본·러시아 등 태평양 연안 53개국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물론 쓰나미 여파는 러시아까지 이어졌지만 다행히 일본 태평양 연안에서 1.2m, 뉴질랜드에서 1.5m 높이의 지진 해일이 관측되었을 뿐 큰 피해는 없었다. 그렇다면 칠레 한 지역에서 일어난 지진으로 왜 이렇게 많은 국가가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진 것일까.
일본 근해나 칠레, 페루 등지에서 일어나는 지진은 큰 해일을 만들기로 유명하다. 지진 해일(쓰나미)은, 지진이나 해저 화산 폭발 등 급격한 지각 변동이 있을 때 발생하는데, 바닷물이 사방으로 퍼져 나가 해안까지 밀려든다. 이 쓰나미의 진출 속도는 굉장히 빠르다. 수심이 깊고 먼 바다에서 발생한 쓰나미일 경우 시속 8백km나 된다. 1만8천km나 떨어진 칠레에서 일어난 쓰나미가 하루 만에 우리나라에 와 닿을 수 있다는 얘기이다. 칠레 한 나라의 지진으로 태평양 연안국들이 모두 긴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사례로 1960년 5월, 칠레 발디비아에서 발생한 대지진 이후 22시간 여 만에 1?4m급 쓰나미가 일본 동부 지역을 덮쳐 1백42명이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되었다. 이번 칠레 지진이 발생했을 때 일본이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은 그런 쓰라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쓰나미가 얼마나 엄청난 규모일지는 실제 파도가 해변에 다다르기 전에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심이 깊은 바다에서 일어나는 쓰나미의 파도 높이는 몇 cm에 불과하지만 파장 길이는 최대 100km에 달한다. 쓰나미의 또 다른 특성은 해일이 한 차례에 그치지 않고 수십 분 간격으로 여러 차례 도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잔잔한 호수에 물결을 일으켰을 때 물결이 금방 가라앉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이번 칠레 지진의 위력으로 보아 쓰나미의 속도가 시속 7백km쯤 될 것으로 계산했다. 그리고 26시간 뒤인 2월28일 오후 5?6시쯤 그 쓰나미가 한반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당초 우려와는 달리 대규모 쓰나미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해안에서 5km 떨어진, 수심이 얕은 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수심이 얕은 지역의 지진은 바다로 전달되는 충격이 작아 쓰나미 피해도 줄어들게 된다.
▒ 칠레 지진으로 단축된 하루, 과연 얼마나 짧아졌을까
칠레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8.8의 지진은 지구의 얼굴을 바꾸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지구물리학자 리처드 그로스 연구원은 “나스카판이 남아메리카판 아래로 파고들어가는 바람에 지구가 ‘조금’ 작아지고 ‘미세하게’ 빨리 도는 결과를 낳았다”라는 이론을 내놓았다. 칠레 대지진의 충격으로 지구 자전축이 약 8㎝ 움직였으며, 이로 인해 하루(24시간)에 한 바퀴 돈다는 지구의 자전 주기가 1.26마이크로 초(약 100만분의 1초) 정도 짧아졌다고 주장했다.
이 수치는 2004년 인도양 쓰나미 때보다 자전축이 더 많이 움직여진 것이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의 쓰나미 때에는 지구의 자전 주기가 3마이크로 초(100만분의 3초)가량 짧아지고, 지구의 자전축이 2.5㎝쯤 기울어졌다. 규모 면에서는 칠레 강진이 인도네시아 강진보다 작지만, 진앙의 위치가 수마트라 때의 적도보다 낮은 위도여서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컸다고 볼 수 있다. NASA의 과학자들은 칠레 지진을 일으킨 판의 충돌이 인도네시아 지진 때보다 훨씬 더 깊게 지구를 잘라냈다고 말한다. 칠레판의 융기가 지구 전체 중량을 극적으로 끌어올렸고, 따라서 지구의 자전축을 옮기는 데 훨씬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여기서 지구 자전축이 변하게 되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태양에서 받는 복사 에너지의 양이 지역에 따라 달라지게 되고, 축의 변화 때문에 북극과 남극이 받는 에너지의 양이 많아지게 되면 해수면이 상승할 것이고, 이로 인한 기후 변화도 가능하게 된다는 얘기이다.
▒ 다음 지진 위험 지역은 어디일까
이같은 지각의 뒤틀림으로 지구촌에서 크고 작은 지진들이 많이 일어나자 ‘후속 지진 재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아이티 지진이 일어났을 때 사람들은 ‘제2의 아이티는 어디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렸고, 다음 지진 발생지가 어디인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아이티 지진 이후 전문가들은 앞으로 거대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미국과 캐나다에 걸쳐 있는 태평양 북서부 연안, 일본 도쿄, 인도네시아, 이란 테헤란 등 다섯 곳을 지목했다. 주요 단층선이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한편,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대지진이 발생할 경우에 대규모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요소인 건물의 안전 수준과 구조 인프라, 인구 밀도 등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를 인용해 지진에 가장 취약한 도시 20곳을 소개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일본이 세 곳으로 가장 많았고, 터키의 항구 도시 이즈미르, 인도의 델리,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와 반둥,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와 티후아나, 칠레의 산티아고와 안토파가스타, 필리핀의 마닐라, 터키의 이스탄불,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 엘살바도르의 산살바도르, 에콰도르의 과야킬, 우즈베키스탄의 타시켄트 등이다. 대체로 아시아와 중남미 도시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중 칠레 산티아고 서남쪽으로 3백25km 떨어진 태평양 해상에서 이번에 대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 일본의 지진 보호막 역할 덕분에 한반도는 안전할까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지진에 안전할까. 한국은 유라시아판의 내부에 위치해 있어 지진에 비교적 안전하며 쓰나미에도 큰 피해를 입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만일 이번 칠레 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의 규모가 컸다고 해도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태평양과 한국 사이를 일본 열도가 가로막고 있어 태평양의 쓰나미를 막아주는 한반도의 지진 보호막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반도가 들어 있는 유라시아판은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특히 북상하는 인도·호주판이 동아시아를 더욱 동쪽으로 밀고 있다. 그런데 유라시아판의 동쪽 끝에는 오히려 서쪽으로 이동하는 태평양판이 딱 버티고 있다. 따라서 유라시아판이 받는 힘들은 어디에선가 해소되어야 한다. 그 대표적인 지점이 산둥 반도에서 만주를 가로질러 연해주에 이르는 탄루단층계이다. 결국, 외부에서 유라시아판에 가하는 힘이 일본이나 중국에서 해소되기 때문에 그 가운데 놓인 한반도 지각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상청에서 조사한 한반도 지진 발생 건수는 지난해에만 60건. 1978년 본격적인 지진 관측 이후 최대치이다. 일부 지진학자들은 ‘아무르판 가설’을 내세워 한반도도 지진 위험이 높다고 주장한다. ‘아무르판 가설’은, 한반도를 동서로 관통하는 아무르판이 존재하는데 이 아무르판과 유라시아판의 경계에 한반도가 위치해 두 판이 충돌할 경우 위험하다는 설이다. 이에 대해 “아무르판이라는 존재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들며 경계 또한 불분명해 무리한 설이다”라고 반박하는 지진학자들이 많다.
단, 평균 수심이 100m밖에 되지 않는 남해는 큰 지진 해일이 일어나기 힘들지만, 수심이 2km나 되는 동해는 일본 서쪽에서 일어난 강한 지진의 영향을 직접 받기 쉬워 지진 해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말한다. “지진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은 지구상에 한 곳도 없다”라고. 따라서 우리도 이제 지진에 대해 만반의 대비를 할 때이다.
http://www.sisa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5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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